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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쿄 여행 3일차 - 하라주쿠 & 오모테산도 & 시모키타자와 & 시부야
    여행 2023. 1. 16. 00:56

    3일차 일정

    날씨 좋은 셋째날.

    오른쪽 사진은 편의점에서 마셨던 맛있었던 레몬티

    참고로 나는 숙소를 아사쿠사 근처로 잡았는데 도쿄 중심지인 시부야, 신주쿠, 롯폰기 이런 곳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라

    항상 이동하는데 한 시간씩 걸렸다.

    숙소는 중심지로 잡는게 무조건 좋은듯!

    저 날도 9시에는 일어났어야 했는데 도저히 못 일어나겠어서 12시쯤 나왔던 것 같다.

     

    첫 일정은 하라주쿠의 도큐플라자 오모테산도 하라주쿠.

    사진 찍으러 온 곳이다.

    반사면이 다른 거울들이 조각조각 붙어있어 재밌는 풍경이 만들어진다.

    포토 스팟으로 유명한 곳이라 사진 찍는 사람이 많다고 그랬는데 생각보다는 많지 않았던듯

     

    하라주쿠에서 내려와 오모테산도를 쭉 걷다가 뒤쪽으로 빠져나와 사진을 찍었다.

    이 곳은 고급주택단지가 있는 조용한 동네로 서울로 치면 청담동같은 곳이다.

    네즈미술관까지 가는 길에 스파이럴 빌딩 6층에 있는 사쿠라이에 들러 차를 마실 예정이었지만

    예약을 하지 않아 발길을 돌려야 했고(원래 예약하고 가야 한대서 기대도 안 했음)

    예술 관련 서적을 파는 스쾃도 저 날은 휴무일이라 구경을 못 했다. 가는 곳마다 닫혀있는 기적같은 타이밍..

    하지만 별로 상관은 없었는데, 내가 굳이 이 곳에 찾아온 이유는 이 프라다 건물의 외벽을 찍고 싶어서였기 때문이다.

    안으로 오목하게 들어간 마름모 형태의 유리 외벽이 특이하고 재밌는 형상을 만들어낸다.

     

    사진을 찍으면서 도쿄는 해가 낮게 뜬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생각해보니 그건 당연한 것이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같은 시간대를 쓰지만 실제로 더 동쪽에 있기 때문에 같은 시간일 때 해가 이미 더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비가 오지 않는다면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일 때가 많아

    두시쯤에 이미 해가 지기 시작하고 그림자가 길게 늘어지는걸 흔하게 볼 수 있다.

    많은 부분에서 도쿄와 서울은 비슷한 편이지만(예를 들면 오모테산도는 청담동, 나카메구로는 연남동, 시모키타자와는 옛날 홍대 이런 식으로 각 동네를 1:1 매칭해서 대충 설명할 수 있다.)

    여행자의 시선으로 사소한 차이점들을 발견하는 것도 재밌는 부분이다.

     

    차이점 얘기가 나온 김에 말하자면, 일본은 좌측통행을 한다. 걸을 때도,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도 왼쪽으로 이동한다.

    첫 날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한국인인 나는 너무나 당연하게, 의식도 못하고, 당당하게(ㅡㅡㅋ),

    구글맵을 보면서 오른쪽으로 걷다 행인과 부딪힐 뻔 했다.

    그때 나를 당황 섞인 눈으로 희한하게 쳐다보며 지나가던 그 오묘한 눈빛의 의미를 다음날 이동하면서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ㅎㅎ;

     

    네즈 미술관. 코너를 돌아가면 입구가 나오는데 전시에 관심이 없어 사진만 찍고 시모키타자와로 이동했다.

    오모테산도 역에서 시모키타자와 역으로 이동하니 이미 해질 무렵이 돼있었다.

    좀 더 일찍 나올걸, 게을렀던 나를 조금 반성하며 서둘러 목적지로 이동했다.

     

    시모키타자와는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동네였다.

    이 곳은 빈티지 옷 가게가 많은 동네인데 사실 옷보다도 동네의 에너지가 좋았던 곳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젊고 활기차다고 할까?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시나 도쿄에서 살게 된다면 이곳에서 살고 싶다라고 생각했다.

    사진을 정리하다가 흰벽의 나무 사진, 그림자같은 것들을 유독 많이 찍었다는걸 깨닫게 됐는데 무의식적으로 인상 깊게 느꼈나보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와 그로 인해 생기는 선명한 그림자가 마치 그림같다.

    반투명한 유리나 비닐 안의 물건들은 그 재질에 의해 형태가 뭉개지는데 그 모습이 내겐 흥미롭게 느껴진다.

    자세히 보이지 않아 더 주의를 갖고 바라보게 된다.

    이 곳에선 재밌는 일이 있었다.

    이 사진은 Re:load 근처 어딘가에서 찍은 사진이다.

    원래 Re:load 안의 apfr을 구경하려다가 근처를 좀 돌아다니게 됐는데 어떤 분이 담배를 피고 있는걸 봤다.

    사진 속의 저 여자분과 뒤의 자판기와 벽과 그 모든 것들이 왠지 일본적이다..라는 느낌이, 그리고 꼭 저 모습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10번 고민한 끝에 용기내서 물어보고 찍은 사진이다.

     

    사진을 찍고, 인스타 주고받고 돌아가려는데 그 분이 파파고로 무언가를 써서 보여주었다.

    알고보니 Re:load 안의 어느 음식점에서 일을 한다는 것 같았다.

    먹고 가지 않겠냐길래 출출하기도 해서 소이 푸딩을 먹었다.

    볼 아래 푸딩이 깔려 있고 그 위에 과일과 시리얼, 요거트가 토핑으로 올라가있다.

     

    Re:load는 서울로 치면 사운즈한남같은 곳이다. 음식점도 있고 옷가게도 있고..뭐 그런곳

    apfr은 기대보다 별로였는데, 썩 맘에 드는 향이 없었고 가격도 비싼 편이었기 때문이다.

    유명한지 사람은 되게 많았다.

     

     

    구경하고 나오니 해가 지고 있었다.

    친구가 시모키타자와 쪽에 사는데 뭘 갖다줄게 있었고 시부야에 가기 전 서점에 들르고 싶기도 해서 도보로 이동했다.

    원래 시모키타자와의 city country city라는 곳을 가고 싶었지만 시간상 다음을 기약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이 곳은 사사즈카 쪽의 flotsam books라는 곳으로, 사진집을 파는 독립 서점이다.

    츠타야 서점이 주로 메인스트림이나 적어도 이름은 들어본 작가들의 사진집이나 잡지를 판다면

    이 곳은 이름도 생소한 작가들의 사진집이 많다.

    그래서 되게 개성있고 재밌는 사진들이 많다.

    다만 가격이 비싼게 아쉽기는 하다. 만엔 내외에서 가격이 시작되고 3-4만엔 대의 책들도 꽤 있다.

    대부분 볼 수는 있게 되어 좋긴 했다.

    위의 콜라주북은 보고 맘에 들어 구입하고 싶었는데 12700엔인가 그래서 읽어만 보고 왔던ㅎㅎ

    지하철역 가는 길.

    다음날 돌아가야 했기 때문에 살짝 울적한 기분이어서 괜히 슬픈 노래 들으면서 걸었다.

     

    사사즈카 역에서 시부야 역으로 이동했다.

    일본은 이 주에 월요일이 대체 공휴일이라 일요일임에도 사람이 많았는데

    체감상 강남과 홍대를 합친 느낌이었다.

    시부야 스카이에서 야경을 볼 예정이었던 나는 예약 시간까지 시간이 좀 떠서 근처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원래 이치란 라멘에서 식사를 하고 싶었지만 웨이팅이 길어서 포기하고 근처의 평점 높은 라멘집으로 갔다.

    내가 시킨 메뉴는 닭튀김이 올라간 스페셜 라멘인데, 왜 스페셜인지는 잘 모르겠고 그냥 돈코츠 라멘인 것 같다.

    특이한건 레몬이 아주 얇게 채썰어져 올라가 있었는데 상큼한게 국물과 의외로 조합이 좋았다.

     

    8시에 예약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9시여서 근처를 돌아다니다 시간 맞춰 들어갔던 시부야 스카이

    마지막 타임이었는데도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

    이 곳은 최근에 생긴 곳이라 그런지 잘 꾸며져 있었는데,

    체험형 공간도 있었고 레이저쇼도 하고 누울 수 있는 해먹도 있어 오래 즐기기 좋아 보였다.

    조금 춥게 입고 가서 아쉽긴 했지만 

     

    야경도 보기 좋았다. 보통 이런 곳들은 안전상의 이유로 뷰가 통창에 막혀 있는 곳이 많은데

    맨 위층으로 올라가면 시야에 걸리는 것 없이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배경으로 엠비언트 음악이 나오는 것도 분위기 있어 좋았고 레이저쇼도 멋졌다.

    아쉬운 것 없이 괜찮은 공간이었는데, 저때의 나는 왠지 외롭다는 기분에 사로잡혀 있었다. 너무 좋은 곳에 혼자 있어서? 그런건지도.

    사실 익숙한 곳에서 익숙한 일들을 하다보면 새로운 경험을 할 일이 없는데

    이렇게 여행을 통해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감정을 느낀다는 것은 그 자체로 환기되는 경험이면서 동시에 스스로 잊고 살았던 감정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밤엔 술을 마셨고 시부야에서 신주쿠까지 40분을 걸어가 첫 차를 탔다.

    지하철에서 졸다가 한 정거장을 지나쳤고 그것 때문에 20분을 덜덜 떨며 반대방향으로 오는 차를 기다려 6시쯤 숙소에 도착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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