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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쿄 여행 2일차 - 에비스 & 롯폰기 & 신주쿠
    여행 2023. 1. 14. 13:49

    2일차 일정

    둘째날의 첫 번째 일정은 에비스에 위치한 도쿄도 사진 미술관이다.

    사진만 전시하는 곳이라 기대가 커서 미리 전시 관련 정보를 찾아보고 갔다.

    원래 계획은 4층에서 사진 서적을 먼저 보고 한층씩 내려가며 전시를 관람할 예정이었지만

    3분 차이로 한 시간의 청소 시간이 걸리는 바람에 들어가지 못하고 3층의 전시부터 관람했다.

    사진 전문 박물관이라 높은 퀄리티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그 중 가장 인상 깊게 봤던 두 명의 작가 중 이와네 아이라는 작가의 사진들이다.

    일본에서 하와이로 이주한 이민 4-5세대 사람들과 생활을 담았는데 그 중 가운데의 가장 큰 사진을 인상 깊게 봤다.

    초상 사진임에도 인물은 프레임 바깥 쪽에 위치해 있고 나무벽의 색깔 때문에 묻히는 느낌이 드는 반면

    중앙에는 성조기가 흰벽에 걸려있어 눈에 먼저 들어온다. 

    세대가 갈수록 짙어지는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표현한 사진인 것 같다.

    또 하나는 치가 켄지라는 작가의 작업이다.

    19년 전 일본에서 은행 사기로 약 25만 명의 노인들이 돈을 잃은 사건이 있었는데,

    그로 인해 목숨을 끊거나 가족과의 교류가 단절된 사람들이 생겼다고 한다.

    사기는 물에 젖으면 사라지는 특수 종이가 사용되었다고 한다.

    한편 일본에는 '지나간 일은 잊어버리자'라는 표현 대신 '물에 씻어버리자'라는 표현이 있다고 하는데,

    어떤 문제에 대해서 아예 없었던 일인 것처럼 언급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즉 피해자들은 사기를 당했던 수법과 동일한 방법으로 사회에서 지워지는 것이다.

    작가는 씻겨 사라지는 표현을 통해 문제 상황에 대해서 쉬쉬하며 언급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에서

    그들이 지우고 사라지게 만드는 것은 결국 자신의 과거와 미래라고 말하고 있다.

     

    설명을 읽고 나는 속으로 정말 감탄했다.

    사회 문제에 대한 분명한 관점과 의도를 주제와 동일하면서 동시에 굉장히 사진적이기도 한 기술로 표현한다는 발상이 놀라웠기 때문이다.

    사진 예술과 작가의 의미를 몸소 느꼈던 전시였다.

     

    아침을 안 먹고 나가기도 했고 이후 전시는 크게 관심이 없어서 기념품샵을 잠깐 구경하고 밖으로 나왔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도 전시를 했던 사울 레이터와 마틴 파 그리고 아베돈

    좋은 사진들을 보면 자극도 되고 사진에 대한 관심에 불이 붙는 기분이 든다.

     

    나와서는 사진을 좀 찍었다.

    도쿄는 많은 면에서 서울과 비슷한데, 사진을 찍으며 느꼈던 사소한 차이점이라면 창문에 반투명 시트가 붙여진 곳이 많다는 것이다.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있어 그런 것 같다.

     

    도쿄는 하늘이 굉장히 맑았고 날씨도 우리나라보다 많이 따뜻한 편이었다.

    우리나라의 늦가을같은 느낌이었다.

    사진을 찍으며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곳인 메구타마로 이동했다.

    메구타마는 사진집을 볼 수 있는 식당인데 사진이 없는 이유는 하필이면 그 날이 영업을 안 해서 밥을 못 먹었기 때문이다 :/

    분명히 영업 시간인데 가게가 닫혀 있어서 식당 앞을 서성거렸더니 사장님이 나오셔서 가게는 내일 연다고 하셨다.

    메구타마는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곳이라 우선 안에 있는데 왜 영업을 안 하는지 이해가 안 됐고

    아쉬운 마음에 살짝 짜증도 났지만 할 수 없이 다음 일정으로 이동했다.

    이번 여행은 뭔가 이런 식으로 틀어지거나 못간 일정이 많았어서 아쉬움이 남았다.

     

    에비스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롯폰기로 이동했다.

    에비스 -> 롯폰기 -> 신주쿠로 환승없이 이어지는 기가 막힌 동선을 짜고 혼자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까지만 해도 분명 완벽한 플랜이었는데..

    암튼 롯폰기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멘야 무사시 코쇼에서 츠케멘을 먹으려고 했지만

    구글맵으로 찾아간 곳은 2분 차이로 브레이킹 타임에 걸려 시간이 애매하게 되버렸다.

    (2분 차이인 것도 어이없지만 더 어이없는건 이따 나온다)

    두시간이 떠버린 나는 어차피 갈 계획이었던 21_21 디자인 사이트로 이동했다.

    건물이 있는 것 같던데 들어가진 않았고 건물이 위치한 공원과 그 주변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지금 생각하면 한번 들어가볼걸 싶긴 한데

    당시에는 너무 피곤하고 배고프고 어깨도 아프고 여러모로 의욕이 없던 상태였다.)

    공원은 잘 꾸며져 있어 산책하기 좋았고 세시반쯤 되니 해가 지기 시작했다.

    전날 긴자에 있던 것처럼 롯폰기에도 후지 필름 스퀘어가 있어 방문했다.

    긴자와 달리 롯폰기에는 갤러리와 카메라 상점과 같이 있다.

    아직 5시가 되지 않아서 근처에 젠 포토 갤러리에 찾아갔는데

    지도상으로 그 위치인데 보이지 않아 다른 갤러리에서 전시를 봤다.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들

    5시가 되어 시간 맞춰 가게를 방문했는데...메뉴를 시키려고 보니 메뉴가 없다는 것이다.

    다행히 일본인 커플이 있어 사진을 보여줬는데 그 가게가 아니라고..

    내가 가려고 했던 멘야 무사시 코쇼는 10m 옆에서 브레이크타임 없이 운영중이었다 ^.ㅜㅋㅋㅋ

    친절해보이는 사장님한테 좀 미안했지만ㅠ 가게에서 나와 가려고 했던 곳으로 들어갔다.

    내가 시킨 메뉴는 농후 츠케멘. 

    간이 좀 세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먹을만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밤이 되어 신주쿠에서 놀았다.

    친구 남자친구가 도쿄에 살아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첫 차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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